
레이필드 by Photo Booth
몇 년만인지. 하루종일 엎어져 있었다.
졸업작품 1차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늦게 집에 돌아온 나는 또다시 막차를 타고 신천으로 갔다. 얼마 전, naskaz와 레이필드와 함께 갔던 신천에 대한 안좋은 기억때문에 매우 꺼려졌으나, 둘 다 서로의 동네에는 가지 않겠다는 일념때문에 그곳에서 만났다. 버스정류장에서 경기지역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다 잠시 생각이 났다. 12시즈음에 되어서 구리시로 가는 막차와, 또 구리시에서 서울로 나오기 위해 기다리던 버스. 한 동네에서 혼자 오래 살다보니, 누군가에겐 이미 추억이 되었을 일들이 나에게만은 기억과 그리고 현실로 남아있다.
무엇을 먹을지, 어디에서 먹을지 방황하다가 사람많아보이는 곳에 무작정 들어갔다. 이걸시킬까, 그냥 나갈까 말까 하다, 안주가 나오고 술을 마시고 어느 순간 시계를 보니 3시 반이었다. 처음 생각엔 2시나 3시쯤 되면 택시타고 집으로 돌아올 줄 알았는데, 다시 시계를 보니 4시44분이 아닌가. 또 잠깐 이야기를 하느데 어느 새 밖이 밝아오고 시계는 6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무슨 남자 둘이서 할 이야기가 그렇게 많다고 밤새 술을 마셨을까. 이젠 서로를 몰랐던 시간보다 알고 지낸 시간이 더 많아졌다. 지금 내 삶에 반추해 보면 우린 참 오래 알았다. 하지만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과거의 이야기를 추억할 시간이 없었다. 기억이 닿아있는 곳과 현재와 그리고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원더걸스의 소희의 눈에서 남모를 슬픔을 읽었던 두 명의 사내들은 그렇게 아침 공기를 마시며 잠실역에서 각자의 방향으로 헤어졌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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